스마트폰 즐기다 ‘목 내민 거북이’ 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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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4-05-27 07:40본문
스마트폰을 즐겨쓰는 컴퓨터 프로그래머 직장인 허모 부장(남 46세)은 ‘목 내민 거북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다.
가까운 친구들 사이에서는 그를 ‘ET’라 부르기도 한다. 무엇보다 목을 앞으로 쭉 빼고 걷는 모습이 틀림없이 거북목을 닮아서다. 목을 반듯하게 세우려 노력해도 쉽지않을 뿐 아니라, 그 대가로 허 부장은 두통과 목·어깨 통증을 끼고 살아왔다.
허 부장은 안산시 단원구 동의성단원병원(병원장 김병열)을 찾아 진단해 본 결과, 그는 거북목 증후군이란 판정을 받았다. X선 촬영 결과 C자 모양으로 적당히 굽어 있어야 할 목뼈가 일직선처럼 돼 앞으로 변형돼 있었다.
거북이처럼 목을 앞으로 쭉 내민 잘못된 자세를 오랫동안 취하게 되면 목뼈를 지탱하는 목 뒷부분의 근육과 인대가 과도한 힘을 받아 당겨지게 되고, 그 상태가 만성화되면 근육과 인대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런 사람들은 엉덩이를 뒤로 빼고 팔을 책상에 기대고 상체를 숙인 자세로 앉아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서 있을 때나 걸을 때도 고개를 아래로 숙이고 어깨를 움츠린 자세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동의성단원병원 신경외과 소진남 과장은 “목, 어깨, 뒷머리가 아프다며 병원을 찾는 환자 중 상당수는 부적절한 자세가 원인이 된‘거북목증후군’ 환자들이다”고 지적한다.
또한 소진남 과장은 “거북목 증후군은 진단기준과 증상 등이 명확히 정의되지 않은 비의학적 용어다”라며 “최근에는 컴퓨터 사용자에게 많이 발생된다는 점에서 VDT 증후군과 유사하며, 통증의 양상은 근육이 뭉쳐서 생기는 근막통증증후군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거북목 증후군의 치료에 우선시되는 것은 자세교정과 스트레칭이다. 만약 증상이 심해지면 전문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동의성단원병원 척추센터는 진행 정도에 따라 카이로프랙틱 도수교정치료나 웰빙메디텍 KNX-7000을 활용한 경추 무중력 감압치료 등을 시행해 효과를 보고 있다.
또한 경추부 인대 이완이 거북목 증후군의 원인이라면 프롤로 인대강화 주사로 치료한다. 일주일 간격으로 4~6회 주사치료를 하게 되면 척추 근육의 불균형으로 약해진 경추 근육의 균형을 잡아 준다. 하지만 거북목의 양상이 극도로 심해 목디스크까지 발병했다면 가느다란 주사바늘을 경추에 삽입하는 고주파수핵감압술 시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단원병원 신경외과 소진남 과장은 “고주파수핵감암술은 전신마취가 아닌 국소마취로 15분 정도면 충분하고 통증을 전달하는 감각신경만을 선택해 파괴하는 시술이므로 일상생활에 크게 지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고주파수핵감암술은 가는 침을 이용해서 시술이 진행되기 때문에 흉터가 남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또한 고주파수핵감암술은 고주파 열에너지를 디스크 주변에 쬐어 통증을 일으키는 신경을 차단하는 시술이다. 디스크의 크기 자체를 줄여 신경 압박을 효과적으로 해소할 수 있고, 디스크 벽을 이루는 콜라겐을 응축시켜 디스크를 튼튼하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거북목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책걸상에 앉을 때는 가능한 엉덩이를 의자 뒤쪽에 바짝 밀착시켜야 한다.
허리와 가슴을 쭉 펴고 고개를 꼿꼿이 세우는 것이 좋다. 책상이나 식탁에 팔을 대고 상체를 숙이는 자세는 피해야 하며 서 있거나 걸을 때도 마찬가지다.
어깨를 움츠리면 머리가 앞으로 나오게 되므로 어색할 정도로 가슴을 내밀 필요가 있다. 나도 모르게 상체가 숙여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컴퓨터 작업을 할 때는 두꺼운 책 등을 받쳐 모니터를 눈과 수평이 되는 높이까지 올리는 것이 좋다.
한편 동의성단원병원 신경외과 최석광 부원장은 “거북처럼 목을 내밀고 생활하면 작은 충격에도 목 디스크가 생길 수 있으며, 그 아래 흉추와 요추도 비정상적으로 변형돼 척추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또한 최 부원장은 “아무리 좋은 자세라도 20분 이상 동일 자세를 취하면 척추와 주변 조직에 무리를 주게 되므로 최소 20분에 한 번씩 자세를 바꿔주는 것이 좋고 수시로 기지개를 켜고, 1시간에 한, 두 번은 일어나서 목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판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