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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당나라 태종에게는 위징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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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5-02-23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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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태종은 피비린내 나는 골육상쟁의 권력투쟁을 이겨내고 옥좌에 앉은 황제인지라 집권 초기부터 왕조의 기틀을 바로 세우고자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 그의 노력 덕분인지 당 왕조는 태평성대를 이뤄 백성들의 칭송을 받기 시작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당 태종이 즉위한 지 10년이 지났다. 태종은 측근들에게 "짐은 근래에 독서를 하고 善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즉시로 실행하되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런데 사람을 등용하는 데 있어 그 선과 악을 판별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인간을 안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한나라 문제나 경제에 못 미치는 것 같다"며 근심을 털어놓았다.

당대의 명신인 위징이 답했다. "폐하께옵서는 어심(御心)을 결정하시고 신들에게 정치를 위임하셨사온데 그것은 옛사람을 앞지를 지경입니다. 다만 신들이 어리석기 때문에 폐하의 신뢰에 충분한 보답을 못하고 있을 뿐이옵니다. 사방의 이민족들이 복종하고 천하가 무사한 것을 논하자면 일찍이 지금과 같은 시대가 없었사옵니다."

일단 위징은 당 태종의 업적을 치하했다. 하지만 곧바로 위징은 태종이 원하는 정답을 제시했다. "예로부터 군주가 정치를 시작할 때에는 모두 요·순과 같이 하리라 다짐을 합니다. 하오나 천하가 태평해지면 그 훌륭한 마음을 잊어버리고 마옵니다. 신하도 처음에 임용될 떄에는 몸과 마음을 다 기울이고자 하나 부귀해지면 자신의 지위를 보전할 생각만 하게 됩니다. 만약 군신이 언제까지나 초심을 잊지 않는다면 천하가 태평하게 되지 않을 리 있겠습니까."

태종이 감격하지 않을 수 없는 명답이었다. 당 태종은 위징이 있었기에 '정관의 치'를 이룰 수 있었다.

오는 25이면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맞이한다. 박근혜 정부 2년은 안정보다는 혼란의 시간이 더 많았다. 집권 초반부터 국정원대선개입논란과 세월호 침몰과 같은 초유의 사건이 연이어 터졌다. 인사파문으로 인한 불통과 독선의 이미지는 굳어져 갔다. 세금폭탄으로 알려진 연말정산과 담뱃값 인상은 서민층을 분노케 만들었다.

이제 3년의 세월이 남았다. 박 대통령은 위징이 지적한대로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는 초심을 잊지 않는다면 천하가 태평해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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