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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천년왕국 신라를 무너뜨린 세력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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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5-04-04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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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가 삼국통일의 위업을 달성하자 중앙 귀족들은 정권 다툼과 대토지 소유 경쟁에 나섰다. 당연히 백성들의 생활은 궁핍해졌다.

〈신당서〉에 나오는 귀족들의 삶의 모습이다.

“재상의 집에는 녹(祿)이 끊이지 않았다. 노비가 3천 명이나 되며, 호위 군사와 소, 말, 돼지도 이에 맞먹는다. 가축은 바다의 섬에 방목하다가 필요할 때 활을 쏘아 잡는다. 남에게 쌀을 빌려주어 이자를 받고, 기간 안에 다 갚지 못하면 노비로 부린다.”

이처럼 중앙 정부의 기강이 문란해지자 지방토착세력들도 가만있지 않았다. 그들도 대토지 소유에 나서기 시작했고, 이를 바탕으로 유력한 신흥세력으로 성장했다. 그 결과, 중앙 정부의 통치력은 약화됐고, 지방에서 경제력과 군사력을 갖춘 호족 세력이 출현하기 시작했다.

권력이 약해진 왕들도 중앙귀족들의 전횡을 막고자 노력했다. 〈삼국사기〉의 기록이다.흥덕왕 9년, 왕이 말하기를 “사람에게는 위와 아래가 있고, 벼슬에도 높음과 낮음이 있어 명칭과 법식이 갖지 않고 의복 또한 다른 것이다. 그런데 세상의 습속은 점점 각박해지고, 백성들은 다투어 사치와 호화를 일삼고, 오로지 외래품의 진귀한 것만을 숭상하고 토산품의 야비한 것을 싫어한다.

그리하여 예절이 분수에 넘치는 데 빠지고 풍속이 파괴되는 데에까지 이르렀다. 이에 옛날 법에 따라 엄한 명령을 베푸는 것이니, 그래도 만약 범하는 자가 있으면 진실로 응당한 형벌이 있을 것이다“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이미 왕의 권위는 무너진 후 이야기인지라 신라는 멸망의 길을 가고 있었다.

삼국 중 가장 소국이었던 신라가 삼국통일을 성취한 이유는 무열왕과 문무왕 같은 훌륭한 지도자와 김유신 장군으로 대표되는 정예의 군부, 이들을 신뢰하고 무조건 따른 백성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앙귀족들의 권력투쟁과 호화로운 생활은 천년왕국을 멸망을 앞당기는 도화선이 됐다.

대한민국은 세계 현대사에 유례없는 단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성취해낸 유일한 국가다. 냉전이 끝난 90년 대 이후, 전 세계의 개발도상국들은 우리를 롤 모델로 삼아 국가발전을 이뤄내고 있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은 역동성을 잃어가고 있다. 노년층의 자살률은 치솟고 있고, 중년층은 노후복지 불안에 떨고 있으며, 청년들도 5포 세대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60~70년대 배고픈 시절의 초심을 되새겨야 할 시기다. 다름 아닌 국가지도층 나으리들 말이다. <윤명철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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