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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정도전. 민심의 중요성을 일깨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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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5-04-14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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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설계자 정도전은 민심을 정치의 근본으로 판단했다. 그는 자신의 저서 <삼봉집>에서 "인군(人君)의 지위는 높기로는 높고 귀하기로는 귀하다. 그러나 천하는 지극히 넓고 만인은 지극히 많다. 한번 그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아마 크게 염려할 일이 생기게 될 것"이라고 설파했다. 즉 임금이 민심을 얻지 못하면 왕조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역사가 증명하는 만고의 진리다.

정도전은 민심의 중요성에 대해 "하민(下民)은 지극히 약하지만 힘으로써 그들을 위협할 수 없고, 지극히 어리석지만 지혜로써 그들을 속일 수 없는 것이다. 그 마음을 얻으면 그들을 복종시킬 수 있고, 그 마음을 얻지 못하면 그들을 떠나게 한다. 떠나고 나아가는 간격은 털끝만큼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도전은 "그러나 이른바 그 마음을 얻는다는 것은 사사로운 뜻과 구차함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도를 어기며 명예를 구함으로 이루는 것도 아니다. 역시 말한다면 仁일 뿐이다"고 결론내린다.

4·29 재·보궐선거가 15일 남았다. 대한민국 선거는 역동적이다. 당초 여당은 3:1 또는 심지어 4:0까지 낙승을 기대할 정도로 우세를 점쳤지만, 지난 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자살 사건으로 판세를 예측할 수 없다는 비관론이 퍼졌다. 결국 민심의 향배가 어디로 향할 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물론 여당만 불리한 상황은 아닌 듯하다. 새누리당은 야권도 성완종 전 회장의 마당발 인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여권에선 성 전 회장이 노무현 정부 당시 두 차례의 특별사면을 받은 사실을  부각시키고 있다.

국민의 시각은 여야 모두 못마땅하다. 국민은 1년짜리 국회의원을 뽑는 재·보궐선거에서 누가 당선되는 것이 민생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어차피 선거는 정치인 그들만의 이야기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여야 모두 민심을 얻고자 노력한다지만 선거 기간동안만이다. 선거가 끝나면 민심보다는 내년 총선 공천에 관심을 더 집중할 것은 당연지사가 아니던가?

정도전의 말대로 백성은 지극히 어리석지만 지혜로써 그들을 속일 수는 없을 것이다. 국민을 속이는 것은 결국 자업자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역사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 법이다. <윤명철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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