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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세월호 침몰의 범인은 ′인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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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4-04-22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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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월드컵 개최, 세계11위의 경제대국, 세계 최고의 IT강국, 세계 10위권 군사대국, 세계 3위권의 자동차 생산국, 세계 1위의 조선업, 삼성 LG 현대 등의 세계적인 기업을 가진 국가, 축구 월드컵에서 아시아 아프리카 최초의 4위국, 여름 겨울 올림픽에서 언제나 10위권에 드는 스포츠강국, 현재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불고 있는 한류 열풍 등등 현재 대한민국의 세계 속 위상은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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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선진국이라고 당당하게 말 할 수 있을 정도로 대한민국은 발전했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은 어떤 상황인가? 왜 이렇게 되었나? 며칠 동안 우리 국민들은 참으로 참당한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세월호 침몰이라는 엄청난 비극을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드려야 하나. 언론 보도에 의하면 세월호가 전복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급격한 방향전환이라고 한다.

 

해양수산부가 공개한 항적도에 따르면 사고 직전 세월호는 남동쪽에서 남서쪽으로 90도 틀었다가 다시 북쪽으로 급격히 방향을 바꿨고, 이때부터 복원력을 잃고 조류를 따라 흘러가다 가라앉기 시작했는데 공교롭게도 당시 세월호를 조정한 사람은 승선 경력 겨우 4개월밖에 안되는 3급 항해사였다고 한다.

 

그리고 또 다른 문제는 세월호의 나이다. 올해로 선령(船齡) 20년이 되는 세월호는 2년 전 일본에서 퇴역한 여객선을 인수해 리모델링한 것이다. 그리고 수입한 후 객실을 한 층 올리는 등 두 번이나 증축을 해 정원이 150, 총톤수가 240t 늘린 것이다.

 

그리고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사실은 자동차의 경우 튜닝이나 선탠도 함부로 할 수 없는데 이렇게 엄청난 크기의 배를 어떤 이유로 임의 구조변경을 허용했는지에 관한 의구심이다.

 

일본 같은 경우 배의 나이가 10년만 되면 퇴역시키는데, 세계 최고의 조선술을 가진 나라가 이런 잘못을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르고 있는지 정말 개탄스럽다. 그래서 중앙의 모 일간지는 이번 사고의 범인은 적당주의와 무책임이었다라고 보도했다.

 

대형 사고는 하나의 원인만으로 발생하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배를 급선회하지 않았다면, 혹은 선장과 선원들이 매뉴얼에 나와 있는 대로 제 역할을 다해주었다면, 위기가 감지됐을 때 초기 대응을 잘했더라면 사고를 막거나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분명 이번 사고의 범인은 적당주의와 무책임이라는 것이다. 바로 우리의 안전관리 시스템이 총체적으로 부실해 일어났다는 즉 이번 사고는 명백한 인재(人災)라는 사실이 너무 너무 가슴아프고 뼈아프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국격이 우수수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그동안 이런 사고를 연일 애도하고 위로한다는 기사를 보도하던 외국의 언론들은 이제는 대한민국의 수준에 대해 보도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세월호 침몰사고는 한국의 현대화 수준을 묻는 시험이라고 지적했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18(현지시간)자 한국판 블로그 코리아 리얼타임을 통해 한국 인터넷에 정부의 안일한 대처에 대한 한국 국민의 분노가 생생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당국이 안전기준을 엄격하게 시행하지 않았다는 한국의 한 인터넷 매체의 보도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며 당국이 선박 한 척을 점검·검사하는 시간은 몇 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AP통신과 ABC방송 등은 인명 피해를 키운 선박회사의 무책임한 초기 대응을 집중적으로 조명했고 세월호 선장을 20121월 좌초한 유람선을 버리고 도망가 구속된 이탈리아 코스타 콩코르디아호의 선장과 비교했다.

 

영국과 일본 언론도 당국에 대한 실종자 가족들의 불신이 크고 탑승객이 타고 남을 정도의 구명정이 있었지만 대부분 사용되지 않았다며 선박회사의 관리 부실을 지적했다. 결론은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박근혜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을 시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참으로 대한민국의 국격이 우수수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우리는 이번사고를 보면서 정말로 자신의 일에 책임지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선장이 자리를 비우고 선박회사는 몇 명이 탑승했는지도 잘 모르고 정부는 아무런 규제 없이 배의 리모델링을 눈감아주는 등 한심한 능력을 가진 이 사회의 분위기는 지금 우리들에게 너무나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정부에 관한 느낌이다. 정부의 존재이유는 무엇인가. 두말할 것도 없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다. 이러한 사명을 다하지 못하는 정부는 정부로 불릴 자격이 없다. 세월호 침몰사고 수습 과정에서 정부가 보여준 모습은 어떠했나. 처음부터 대처가 미흡했고 컨트롤타워는 실종됐다. 안행부와 해경, 해양수산부는 엇박자를 내며 혼선을 키웠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데 만 급급했다.

 

이번 사고는 분명 범죄행위다

 

법률용어 중 미필적 고의(未必的故意)’라는 것이 있다.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어떤 범죄결과의 발생가능성을 인식(예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의 발생을 인용(認容)한 심리상태. 즉 보험금을 탈 목적으로 밤에 자기의 집에 방화(放火)할 때에 혹시 옆집까지 연소(延燒)하여 잠자던 사람이 타죽을지도 모른다고 예견하면서도, 타죽어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방화한 경우와 같다. 이번 사고는 분명 미필적 고의다. 그래서 범죄행위인 것이다.

 

우리는 첫 구조선서 내린 선장을 생각해보자. 이 모 선장은 가만히 승객 행세를 하면서 사고 현장에서 최초로 구조된 승객을 태우고 육지로 향한 첫 구조선에 올랐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그는 남방에 니트를 걸친 깔끔한 모습이었다고 한다. 그가 침몰한 배의 선장인지 알지 못하는 구조대원은 그를 친절하게 안내했다.

 

화면 속에서 그는 자신을 안내하는 구조대원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듯했다. 자신의 신분에 대해 말하거나 사고 현장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남은 승객과 선원들의 생사 여부에 대해 안절부절못하거나 당황해하는 모습조차 없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안내에 따랐다. 말을 잃은 채 멍한 표정으로 사지를 간신히 빠져나온 다른 승객과 다름없는 모습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22살의 승무원 박 모양의 행동은 선장의 그것과 달라도 너무 달랐다. 그는 많은 학생들을 구하고 끝까지 책임을 다했다. 하지만 그녀는 결국 그 배에서 나오지 못했다.

 

그리고 또 한사람의 죽음이 있었다. 세월호 침몰사고에서 구조된 단원고 교감이다. 하지만 그는 많은 제자들의 죽음에 살아남은 사람의 슬픔을 지닌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진도경찰서에 의하면 지난 18일 오후 45분쯤 단원고 교감 강모씨(52)가 진도실내체육관 뒤 야산 나무에 자신의 허리띠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그는 세월호를 타고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단원고 2학년 학생 325명의 인솔을 책임진 단장이었다. 침몰하던 배에서 어렵게 구조됐던 강 교감은 많은 제자들이 실종되거나 주검으로 돌아오자 크게 괴로워했다고 교사들이 전했다.

 

그는 집으로 돌아가자는 부인의 권유도 뿌리치고 진도에 남았다고 한다. 강 교감의 지갑에서 유서가 발견됐는데 강 교감은 유서에 “200명의 생사를 알 수 없는데 혼자 살기에는 힘에 벅차다. 나에게 모든 책임을 지워달라. 내가 수학여행을 추진했다. 내 몸뚱이를 불살라 침몰 지역에 뿌려 달라. 시신을 찾지 못하는 녀석들과 함께 저승에서도 선생을 할까라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참으로 극과 극의 사람들이다.

 

일을 팽개치는 사람은 책임자가 될 수가 없다

 

우리는 지금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살펴보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기존의 행정안전부 명칭을 안전행정부로 바꿀 만큼 국민 안전을 핵심 국정과제로 강조해왔다. 그러나 세월호 사고 이전에도, 이후에도 국민 안전을 보장하지 못했다. 그래서 국민들은 정부의 무능에 대한 불신과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팽배해졌다.

 

아무튼 그 원인은 누가 뭐래도 매 순간의 방심과 적당주의, 그리고 책임회피다. 안전은 아랑곳하지 않는 무신경이 이런 대참사의 원인인 것이다. ‘일을 팽개치는 사람은 책임자가 될 수가 없다라는 말이 있다.

 

책임자는 분명 집단의 목표나 내부 구조의 유지를 위하여 성원(成員)이 자발적으로 집단 활동에 참여하여 이를 달성하도록 유도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책임자의 자질은 기능의 방법에 있어서 탄력적이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책임자에게 통찰력과 적응성이 요구된다.

 

그래서 필요한 자성의 요건으로서 용기 ·의지력 ·마음의 유연성 ·지식 ·고결한 성품이 요구되며, 특히 공정과 성실함을 끊임없이 간직함으로써 부하에게 신뢰를 받는 일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하고 있다.

 

앞부분에서 언급했듯이 이번 참사의 원인은 명백한 인재(人災). 어쨌든 우리는 이번 사고를 보면서 책임 있는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 너무나 많이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번 사고로 숨진 모든 분들께 심심한 조의를 표합니다유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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