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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유광식 隨想] 부처님 오신 날, 사찰음식과 ‘산채비빔밥’

“봄 향기 가득한 요즘.. 어느 인심 좋은 산사에서 한 바루 공양하면, 그 곳도 극락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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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광식 기자 작성일 24-05-1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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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 날이 얼마 지나지 않았다. 


요즘 우리나라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인지 정갈하고 100% 자연식이라 할 수 있는 사찰음식에 대한 관심이 많다. 


사찰음식의 특징은 고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계율상 차이는 있지만 대승불교에서는 엄격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채소 중에서 오신채를 사용하지 않는다. 


파ㆍ마늘ㆍ부추ㆍ달래 등은 몸에서 냄새가 나고, 성내고 탐내고 어리석게 하는 마음이 생겨나기 때문에 수행인에게는 절대 금한다. 


또 사찰음식은 약리작용을 갖고 있다. 


스님들은 양약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산약초를 먹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산초장아찌는 구충제 역할을 하고, 보온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시원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사찰음식의 특징이다. 


인공조미료를 쓰지 않고 다시마ㆍ버섯ㆍ들깨ㆍ날 콩가루의 천연 조미료를 쓴다. 


마지막으로 사찰음식에는 제철에 따른 음식이 발달해 있다. 


지리산 화엄사에는 죽순나물과 갓김치, 김부각 등이 있다.


여수 흥국사에는 쑥떡, 머위나물.. 합천 해인사에는 찹쌀죽과 고수나물무침 등이 발달되어 있다. 


수원 용주사에는 국화전과 두부소박이가 발달했다. 


이런 특징을 가지고 만드는 사찰음식은 죽ㆍ밥ㆍ국 등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중 일반인들이 가장 즐겨 먹고 쉽게 접 할 수 있는 음식 중 하나가 바로 ‘산채비빕밥’이다. 


산채(山菜)는 ‘산나물’을 뜻한다. 


산나물은 산야에서 자라는 식용이 가능한 야생식물이다. 


하지만 엄밀히 구분하면 산에서 자라는 산나물과 들에서 자라는 들나물로 나누어진다. 


그러나 나물종류 중 많은 경우가 들에서 자라기도 하고, 산에서도 자라기도 하기 때문에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 


산나물은 대개 봄철에 채취를 하게 되는데 깊은 산속일수록 계절적으로 더 늦어진다.


산나물은 전통적으로 구황식물이었고, 약리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여겨 다양한 채취방식과 조리법이 전승되고 있다. 


이런 산나물 중 먹을 수 있는 산나물의 종류는 약 70여 가지가 있다.


조리 방식에 따라 산나물은 ▲생으로 먹을 수 있는 것 ▲데쳐서 무쳐 먹는 것 ▲국을 끓여 먹는 것 ▲묵나물로 먹는 것 등 다양하게 나뉜다.


어쨌든 고슬고슬하게 지은 밥에 취나물ㆍ고사리ㆍ고비ㆍ도라지ㆍ더덕 등 산채나물과 표고버섯ㆍ시금치나물ㆍ콩나물 등을 얹어 고추장에 비벼먹는 ‘산채비빕밥’은 맛과 영양이 뛰어나다. 


특히 경상북도 영양군 일월산에 자생하는 산채.. 참나물ㆍ금죽ㆍ취나물ㆍ싸리대ㆍ철뚝대ㆍ참딱주 중 금죽은 그 맛과 향기가 독특해 임금에게도 진상했다고 한다. 


취나물은 칼륨이 많은 알칼리성 식품으로 나물이나 쌈으로 먹고 제철에 말려 두었다가 겨울에도 이용할 수 있다. 


이런 산채나물들은 대체로 비타민A의 함량이 높아서 피부를 매끄럽게 해준다.


감기에 대한 저항력과 시력을 좋게 하는 효능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매력은 신선한 식재료에서 나오는 음식 자체의 신선함이다. 


‘산채비빔밥’에는 무엇보다 어떤 기교나 모양새 없이 오직 식재료에서 나오는 신선함과 손맛이 묻어난 소박한 정이 담겨져 있다. 


온갖 산나물 가득 담긴 질그릇에 고추장 썩썩 비벼 한 입 가득 먹고, 여기에 잘 익은 김치와 동치미가 더해지면 ‘정말’ 금상첨화다. 


봄 향기 가득한 요즘.. 


어느 인심 좋은 산사에서 한 바루 공양하면, 그 곳도 극락 세상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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