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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내 비록 담보도 없고 신용등급도 낮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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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09-10-13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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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재연(44)씨는 3년 전 서울 신정동 모 아파트에서 어린이집으로 창업했다. 유아교육을 전공했고 어린이집 교사로도 일했던 경험으로 보면, 성공 가능성은 충분했다.

하지만 자금이 부족한 데다 사업이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집주인이 보증금이나 월세를 올려달라고 하면 다른 곳으로 옮기기도 어려워 올려줄 수밖에 없었고, 원아들이 줄어든다고 교사를 바로 줄일 수도 없었다.

경씨는 부족한 자금을 해결하기 위해 은행대출을 알아봤지만 담보가 없는 데다 신용등급이 낮아 대출이 어렵다는 말을 듣고 은행문을 나서야 했다. 급한 마음에 사채까지 알아봤지만, 불법 고리대부업 피해 소식에 덜컥 겁이 났다.

그러던 중 우연히 소상공인진흥원이 운영하는 ‘희망365지원사업’을 알게 돼 2000만원을 지원받아 숨통을 텄다. 정부 지원 덕분에 자리를 옮기지 않고 어린이집을 계속 운영할 수 있게 된 경씨는 다시 희망을 갖게 됐다.
경씨가 지원받은 ‘희망 365 지원사업’은 휴면예금관리재단의 지원기금을 이용해 담보나 보증 여력이 부족한 예비 창업자와 영세자영업자에게 자금을 지원하고 자립을 돕는 사업이다.

이 사업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진흥원은 근로 능력과 의지가 있는 저소득층을 지원함으로써 빈곤 탈출과 자립 기반 마련, 나아가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지원대상은 자립의지가 뚜렷하고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갖추고 있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최저생계비의 100분의 150 이하인 차상위 계층, 여성가장 등이다. 1인당 2000만원 내에서 지원하며 이자는 연 3%이다. 3개월 거치 4년 균등상환 조건이다.

경씨처럼 가게를 운영하다가 갑자기 급전이 필요할 때가 있지만 담보능력이 부족하다거나 신용등급이 낮다는 이유로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할 수 없는 경우가 있는데, 정말 급할 때는 사채라도 빌려쓰게 된다.

그러나 대부업체의 대출금리가 은행보다 훨씬 높아 자칫하면 빚더미에 앉을 수 있기 때문에 시중은행에서 대출 받기 어려운 경우라면 정부의 정책 지원이나 보증을 통해 제공되는 소액자금 지원 프로그램을 미리 알아뒀다고 이용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 전통시장 소액대출

전통시장 상인이라면 소액서민금융재단이 전통시장 상인회를 지원하고 상인회가 다시 회원인 영세상인에게 운영자금을 빌려주는 전통시장 소액대출에 관심을 가져봄직하다.

전통시장 소액대출은 총사업비 150억원을 투자해 광역자치단체가 추천하는 전통시장 상인회에 소액서민금융재단이 최대 1억원까지 2년간 무이자로 지원해주는 제도이다, 상인회는 이를 재원으로 해 소속 상인들에게 최대 500만원 이내로 금리 4% 수준으로 대출해준다.

현재 서울에만 14개구 24개 시장에서 실시하고 있으며 강원, 전북, 부산, 제주, 광주 등 6개 시도가 소액서민금융재단과 협약을 맺었다.

대출방법은 간단하다. 상인회에 비치된 대출신청서를 작성하고, 점포가 있는 이들은 임대차계약서 사본과 주민등록등본, 통장사본 등을 제출하면 된다. 무점포인 이들은 대출매매 표준계약서와 각서 등을 첨부하면 된다.

그동안 지원 사각지대에 놓여 어쩔 수 없이 고리 사채에 의존해왔던 무등록 사업자나 노점상 등의 저금리 채무로의 전환은 이 제도가 가진 또하나의 순기능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150억원을 지원할 경우, 고금리 사금융에 대한 환승효과로 이자부담 135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금융소외 자영업자 특례보증

‘금융소외 자영업자 특례보증’은 신용도가 낮거나 사업자등록증이 없어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없었던 중소상인들이 신용보증재단중앙회 등 정부 보증을 받아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대출 가능금액은 신용등급에 따라 300만~500만원.

그동안 자영업자는 부동산 담보를 제공하거나 매출 범위 내소액신용 대출에서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등 대출 조건이 까다로웠다. 그러나 지난해 세계적 금융위기 여파로 자영업자의 경제상황이 최악으로 치닫자 담보가 없고 매출 실적이 마이너스라도 500만원까지는 대출을 해주겠다는 것이다. 점포 없이 장사를 하는 노점상 등에게도 300만원까지 대출 문은 열려 있다.

대출 및 보증 기간은 최대 5년. 상환 방법은 은행마다 다르지만 대개 1년 거치 4년 상환으로 상환 방법은 일시 또는 수시 모두 가능하다. 매월 납부 또는 정기 분납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출 금리는 7.3% 이내로 다른 대출이나 사채 이용과 상관없이 가능하다. 다만 소비 향락 등 일부 유흥업종과 신용관리 정보 보유자, 신용회복 지원자, 개인회생 및 파산 신청자, 대출금을 연체 중인 사람은 이용할 수 없다.

농협중앙회,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와 6개 지방은행(경남, 광주, 대구, 부산, 전북, 제주) 등에서 취급한다. 사업자등록증이 없는 시장 상인들은 시장상인회의 확인서를 제출하고, 노점 행상 등은 인근의 상인과 아파트 부녀회, 통·반장의 사업사실 확인서를 첨부해야 한다. 지원 규모는 5000억원으로 한도 소진 시까지 운영한다.

◆ 근로자 생계 신용보증대출

‘근로자 생계 신용보증대출’은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대출이 어려워 사채나 대부업체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던 신용도가 낮은 근로자의 생계안정을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제도다. 신용보증재단이 보증하고 금융기관이 대출을 맡고 있다.

자격은 신용 6등급 이하로 보증신청일 현재 3개월 이상 재직 중인 근로소득자로 비정규직도 포함된다. 다만 신용 10등급과 급여 소득증명이 불가능한 비정규직, 신용관리정보 보유자, 신용회복 지원자, 개인회생 및 파산 신청자, 대출금을 연체 중인 사람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대출한도는 신용등급 6, 7등급 500만원, 8등급 400만원이며 9등급은 300만원이다. 무담보로 가능하며 신용협동조합, 농협중앙회(지역농협 포함), 우리은행, 국민은행, 새마을금고 등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신청 시 필요한 서류는 신용보증신청서와 주민등록등본, 소득증빙 서류(소득금액 증명, 건강보험자격득실 확인서, 급여 통장) 등이다.

발급 시 수수료에 해당하는 보증료는 타 보증의 절반 수준(대출금의 0.5%)이며 대출 금리는 연 8.4~8.9% 정도다. 상환 기간은 3년 또는 5년을 선택할 수 있으나 자영업자와 달리 매월 원리금 균등분할 상환 방식이다.

자신의 신용등급은 신용평가회사 홈페이지나 금융기관에서 대출 상담 시 확인할 수 있으며 ‘한국이지론’이나 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서 운영하는 ‘신용보증해드림’홈페이지를 통해서도 대출 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정부가 운영 중인 ‘금융소외 자영업자 특례보증’이나 ‘근로자 생계 신용보증대출’ 등은 정부가 기금을 마련해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위탁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는 국가가 보증하고 운영하는 제도다.

황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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