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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문화바우처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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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0-09-30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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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화바우처가 아이의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 “지금은 후원을 받아 공연을 보지만 나도 언젠가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도록 열심히 살겠다.”…. 문화바우처 회원들의 이야기다. 문화바우처는 단순히 소외계층에게 문화예술 공연을 보여주는 사업에 그치지 않는다. 문화를 통해 잠재능력을 기르고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이다.

◆ 사례1
저는 오페라, 뮤지컬 같은 공연을 좋아합니다. 2년 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기획한 브런치 오페라를 본 적이 있는데 그때 공연 장면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더군요. 하지만 일반 공연은 가격이 워낙 비싸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문화바우처를 알게 돼 회원이 됐습니다. 얼마 전 대구 문화바우처에서 오페라 <춘향전> 티켓을 후원받았다며 가보라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네 식구가 함께 공연을 보러 갔는데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다음에도 이런 좋은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후원을 받아 문화적 혜택을 누리지만 언젠가는 제가 후원자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며 살겠습니다.
-김화엄(대구 서구 원대동)

◆ 사례2
우리 큰아이는 중1 여학생입니다. 어려서부터 그림에 남다른 재능이 있었습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미술학원 한번 보내지 못했지만 교내 미술대회는 물론이고 학교 대표로 전국 미술대회에 나가 상도 받았습니다. 큰아이의 꿈은 〈포켓몬스터〉나 〈도라에몽〉 같은 세계적인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것입니다. 혼자서 공책에 캐릭터를 그리며 노력하는 딸에게 극장에서 애니메이션 한번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어쩌다 돈을 주고 극장에 가서 보고 오라고 해도 착한 큰아이는 동생들 빼고 혼자만 볼 수는 없다며 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문화바우처에서 보내주는 영화표로 동생들과 신나게 집 근처 영화관을 찾습니다. 올 여름방학에도 애니메이션을 3편이나 보았답니다.

저희는 식구가 5명이다 보니 포인트로 영화만 신청하게 되더군요. 영화 몇 편이지만 저는 문화바우처가 우리 아이의 장래 희망을 이루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꿈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문화바우처, 정말 감사합니다.
-이영미(서울 성동구 성수2가)

문화바우처 회원들이 보낸 감동 사연들이다. 문화생활을 충분히 누리기 힘든 저소득층에게 문화 공연 관람 비용을 지원해주는 문화바우처 제도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대상은 문화에서 소외되기 쉬운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으로 영화, 연극, 뮤지컬, 오페라 등 각종 공연과 전시 관람 및 도서 구입 비용을 1년에 5만원 한도에서 지원한다.

문화바우처 회원이 되면 자동으로 연간 5천 포인트가 주어지는데, 이 한도 내에서 원하는 문화 프로그램을 선택해서 관람하거나 책을 구입할 수 있다. 5천 포인트는 현금으로 5만원에 해당하며, 공연단체의 50퍼센트 할인을 감안하면 최대 10만원의 가치가 있다.

회원 가입은 문화바우처 사이트에서 할 수 있다. 회원 가입 시 행정안전부 주민서비스 통합정보시스템을 통해 실시간 자동 인증이 이뤄지며, 정회원으로 인증되면 원하는 프로그램을 골라 예매할 수 있다.

소외계층에게 공연·전시 관람 등 1년에 5만원 한도 지원

예매한 공연이나 전시는 관람 당일 매표소에서 신분증 확인 후 표를 받아 관람하면 된다.

어린이나 장애인, 어르신 회원의 경우 본인 외에 동반자 1명에게 무료 포인트가 제공되며, 30인 이상 단체 회원 관람이나 이동거리가 1시간 이상일 경우에는 차량, 식사 등 부대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올해 8월 31일까지 문화바우처 정회원(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회원)은 22만94명으로 지난해 말 16만5천1백40명에서 33퍼센트 늘었다. 또 지난해에는 연인원 29만6천2백79명이 문화바우처 혜택을 보았고, 올해는 8월까지 19만5천9백85명이 지원을 받았다.

정부는 소외계층의 문화 향유권을 높이기 위해 문화바우처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해 40억원이었던 문화바우처 예산은 올해 67억원으로 늘었으며 내년에는 2백억원대를 넘을 전망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8월 23일 제46차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문화바우처 사업을 대폭 확대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화바우처 전화번호 1588-5683 홈페이지 www.문화바우처.kr

청각장애인 <점프> 공연 초대
“들리지 않아도 느낄 수 있어요”

문화바우처 이용이 쉽지않은 저소득층 장애인이나 어르신들을 위한 기획공연도 있다. 대사가 없는 코믹 퍼포먼스 ‘점프’는 청각장애인들도 즐겁게 관람할 수 있다.
문화바우처 이용이 쉽지않은 저소득층 장애인이나 어르신들을 위한 기획공연도 있다. 대사가 없는 코믹 퍼포먼스 ‘점프’는 청각장애인들도 즐겁게 관람할 수 있다.

9월 14일 서울 종로구의 <점프> 전용극장에는 공연을 보기 위해 각지에서 온 청각장애인 3백40여 명이 객석을 메웠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문화바우처 사업의 일환으로 청각장애인을 <점프> 공연에 초대한 것. <점프>는 대사가 없는 코믹 퍼포먼스여서 청각장애인들도 공연을 즐기는 데 문제가 없다. 무대 위 배우들이 맞고, 쓰러지고, 점프할 때마다 객석 곳곳에서는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원래 문화바우처는 회원이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공연, 전시 등을 개별적으로 예매해 관람하도록 하고 있으나 인터넷 접근성이 낮은 장애인과 어르신 등은 이용이 쉽지 않다. 실제로 장애인의 문화바우처 이용률은 2008년 기준으로 14퍼센트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바우처 대상인 저소득층 장애인과 어르신들을 위해 별도의 기획공연을 마련하고 있다. 기획공연에는 실질적으로는 생활이 어렵지만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이 아니어서 법적으로 지원을 받지 못하는 회원과 도서 및 산간지역 회원들도 포함된다.

지난해 처음으로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뮤지컬 초청공연을 기획해 청각장애인을 위한 화면 해설과 시각장애인을 위한 수화 통역을 지원했다. 올해는 지난해 참여자들에 대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청각장애인을 위해 대사가 없는 코믹극 <점프> 공연을 마련했다.

또 시각장애인을 위해서는 맹인안내견과 함께 입장하는 음악회를 오는 11월에 열 예정이며 12월에는 어르신을 위한 마당극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여가정책과 이혜림 사무관은 “장애와 경제적, 심리적 요인으로 공연 관람을 어려워했던 문화소외계층이 적극적으로 문화를 누리는 계기가 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광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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