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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문수술, 외상으로 안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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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0-05-14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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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된 수술이 있어서 병원 직원들이 긴장한 상태에서 초라한 모습으로 병원문을 노크한 환자를 환대하기는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서울항맥외과(박정연 원장)가 그런 환자를 따뜻하게 보살펴 화제다.

서울항맥외과 김정란 상담실장은 “예사롭지 않은 중년의 남자 분이 대기실에서 앉지도 서지도 못하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겨우 접수를 마치고 차 한잔을 마시며 괴로움을 달래는 듯 보였다”고 전했다. 그리고 “분명히 급성혈전성 내치핵이나, 항문농양으로 견딜 수 없는 응급환자일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실 치질환자의 경우엔 마음먹고 찾아온 경우도 있지만, 진료 후 병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그 자리에서 수술을 결정하는 경우도 흔한 일이다.

그 환자는 보험카드 조차 없었다. 세 아이의 아빠로 사업에 실패해서 신용불량자라며 울먹이듯 수술비를 외상으로 해달라고 했다. “요즘 일을 못해서 지금 당장은 돈이 없지만 항문이 아파서 견딜 수 없으니 믿고 수술해 주신다면, 돈이 나오는 월말에 꼭 갚겠다”고.

김정란 실장은 즉석에서 어렵게 원장님에게 건의했고 박정연 원장은 흔쾌히 수락했다. 박정연 원장은 “수술하지 않으면 안 되는 급박한 상황이었다”고 하며 “어차피 병원은 아픈 환자를 위해 존재 하는 곳이죠. 돈보다 사람 사랑이 우선이며, 의술은 필요할 때 베풀어야 하는 법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명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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