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기 여성호르몬 치료, 폐암과는 상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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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0-03-12 08:59본문
일부 연구에서 폐경기 이후 여성호르몬제의 복용이 폐암의 발생 위험을 낮추는 예방적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었으나, 최근까지의 주요 연구결과를 종합한 결과 여성호르몬제 복용이 폐암의 예방이나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새로 발표되었다.
서울대병원 오승원(서울대병원 헬스케어시스템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 국립암센터 명승권(국립암센터 암예방검진센터, 가정의학과) 연구팀은 2008년 4월까지 국제학회지에 발표된 여성호르몬제 복용과 폐암의 관련성에 대한 11개의 연구(환자-대조군 연구 8편 및 전향적 코호트 연구 3편)를 메타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주요 핵심 데이터베이스인 펍메드(PubMed), 엠베이스(EMBASE) 및 코크런(Cochrane Library)을 통해 문헌검색을 시행, 최종적으로 22만여 명에 대한 연구결과를 통합하여 메타분석한 결과, 폐경기 이후 여성호르몬제를 복용한 사람들은 대조군에 비해 암 발생의 교차비(odds ratio)가 0.87(95% 신뢰구간, 0.74-1.02)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환자-대조군 연구 만을 종합한 경우에는 교차비가 0.81(95%신뢰구간, 0.68-0.97)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호르몬요법이 폐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관찰되었으나, 일반적으로 환자-대조군 연구보다 근거수준이 높다고 알려져 있는 코호트 연구만을 종합한 경우에는 통계적으로 관련이 없었다. 기타 연구의 질적 수준, 호르몬요법의 종류, 호르몬 요법 사용기간, 폐암의 조직학적 유형에 따른 세부그룹분석에서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제1저자인 오승원 교수는 “그동안 여성호르몬의 사용이 폐암의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소규모 연구 결과들이 있었지만 이후 연구 결과들이 일치하지 않아 이번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다.”고 연구 수행 동기를 밝히면서, ”개별 연구결과가 일치하지 않은 경우 메타분석이라는 통계적 기법을 이용하여 기존 연구결과들을 통합하여 숫자를 늘림으로써 보다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데 이번 연구 결과 폐경기 이후 여성호르몬제 복용이 폐암의 발생에 미치는 유의한 영향은 없었다.“고 말했다.
환자-대조군 연구만을 모아 분석했을 때 폐암 예방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결과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환자-대조군 연구의 경우 연구 디자인 자체의 한계로 인해 편향된 결과가 나올 수 있어서 그 결과를 해석할 때 신중해야 한다. 환자-대조군 연구에 대한 이번 분석 결과는 오히려 기존 연구들의 문제점을 시사하는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고 언급했다. 더불어 “전향적 코호트 연구에 대한 분석 결과를 보다 신뢰할 수 있겠지만, 현재까지 발표된 연구가 충분치 않은 것이 한계이며, 이후 추가적인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주목할 만한 것은 논문 발표 연도에 따른 ‘누적 메타분석’을 시행했을 때 최근에 발표된 연구일수록 호르몬 요법의 폐암 예방효과가 뚜렷하게 관찰되었는데,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코호트 연구나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본 논문의 책임저자인 명승권 전문의는 “폐경기에 여성호르몬제를 복용하는 것은 득과 실이 있을 수 있다. 기대했던 것만큼 심혈관 질환에 대한 예방효과가 없고 유방암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이후 여성호르몬제에 대한 불안이 커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폐경기 증상의 완화, 골다공증 예방 등에는 분명히 긍정적인 효과가 있으며, 이번 연구 결과와 같이 잘 알려지지 않은 영향도 있을 수 있으므로 의사와 충분히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번 논문은 여성 건강 분야의 SCI 등재 국제 학술지인 ‘여성 건강 저널(Journal of Women’s Health)’ 온라인판에 1월 24일자로 게재되었다.
황보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