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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전·갯벌·낙조에 ‘흠뻑’…시간도 쉬어가는 슬로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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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1-08-0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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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시티로 지정된 신안 증도. 섬에서의 하룻밤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는 곳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넓은 갯벌과 은빛 해변, 해변 뒤로는 짙은 녹음의 해송숲이 펼쳐진다. 뜨거운 햇살에 소금꽃을 피워내는 염전에서 즐거운 체험도 해볼 수 있다.

태평염전은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광활한 소금밭과 소금창고는 증도의 대표적인 볼거리다.
태평염전은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광활한 소금밭과 소금창고는 증도의 대표적인 볼거리다.
 
증도는 2007년 국제슬로시티연맹으로부터 ‘치타슬로’(Cittaslow, 슬로시티의 국제 공식명칭) 인증을 받았다. 슬로시티는 우리말로 ‘느린 도시’ ‘느리게 사는 도시’라는 뜻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전남 신안군 증도, 완도군 청산도, 장흥군 유치, 담양군 창평, 하동군 악양, 예산군 대흥 등 모두 6곳이 슬로시티로 지정돼 있다.

신안 증도는 담양, 완도군과 함께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로 지정됐다. 느리게, 느리게 섬을 여행하다 보면 다른 이들은 발견하지 못한 증도만의 매력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증도에는 두 곳의 해수욕장이 있다. 우전해수욕장과 짱뚱어해수욕장이다. 사실 이들 해수욕장은 같은 곳이다. 올해 들어 우전해수욕장의 북쪽 한편을 짱뚱어해수욕장이라 이름붙였을 뿐이다. 엘도라도리조트가 있는 쪽을 우전해수욕장, 짱뚱어다리가 있는 쪽을 짱뚱어해수욕장이라고 부른다고 보면 된다.

‘갯벌도립공원’은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우전해수욕장의 모래는 밀가루처럼 곱고 부드럽다. 폭도 1백미터에 달하는 데다 수심도 완만해 가족과 함께 물놀이를 즐기기에 좋다. 해수욕장 뒤편 해송숲 속에 만들어진 ‘천년의 숲 삼림욕장’에는 50~60년생 소나무 10만여 그루가 들어서 있다.

50년 전 거센 모래바람을 막기 위해 만들었는데 90헥타르에 달하는 해송숲은 이제 증도의 또 다른 명물로 자리 잡았다. 해송숲은숲의 모양새가 한반도 지형을 닮았다고 해 ‘한반도 해송숲’으로도 불린다.

한반도 모양을 선명하게 보려면 증도에서 가장 높은 상정봉에 오르면 된다. 면사무소 옆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약 20분 오르면 정상이다.
짱뚱어해수욕장은 짱뚱어다리, 읍내와도 가까워 편의성이 높다. 짱뚱어해수욕장에는 짚 파라솔과 선베드가 줄지어 서 있는데 동남아의 유명 휴양지에 온듯한 기분을 들게 한다. 증도는 섬 어디서 걸음을 멈춰도, 어느 곳을 둘러봐도 눈과 귀가 즐겁지만 그 가운데서도 빼놓지 않고 챙겨 봐야 할 곳들이 있다.

가장 첫번째로 봐야 할 곳이 갯벌이다. 짱뚱어해수욕장 앞으로 드넓은 갯벌인 ‘갯벌도립공원’이 펼쳐진다.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승인된 곳으로 4백22만4천제곱미터(1백28만 평)의 광활한 면적을 자랑한다.

갯벌도립공원의 명물은 짱뚱어다리. 드넓은 갯벌 위에 세워진 4백70미터 길이의 다리로 철제 구조에 나무널판을 댄 모양새가 예쁘다. 다리 아래에 짱뚱어가 많이 살고 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썰물 때는 다리 아래로 농게와 칠게, 갯지렁이, 짱뚱어 등 갯벌생물을 관찰할 수 있는데 다리 중간쯤에는 갯벌로 내려가는 계단도 설치되어 있다. 바닷물이 들어올 때는 바다 위를 걷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다리를 배경으로 바라보는 일몰도 아름답다.

증도의 또 다른 명소는 태평염전이다. 우리나라 단일염전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4.6제곱킬로미터, 1백40만 평이나 된다. 연간 1만6천 톤의 소금이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근대문화유산에 지정된 소금밭과 소금박물관

태평염전은 그 자체가 근대문화유산(등록문화재 제360호)으로 지정돼 있다. 광활한 소금밭과 이를 가르며 길게 서 있는 소금창고는 증도의 대표적인 볼거리다. 염전 전체를 조망하려면 염전 입구 야산에 마련된 소금밭 전망대에 오르면 된다. 소금밭 전체는 물론 멀리 증도대교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염전 주변에는 다양한 체험시설이 많다. 가장 먼저 가볼 곳은 입구에 있는 소금박물관. 박물관 안에는 소금의 역사와 제도, 소금으로 만든 짱뚱어 등의 조형물, 소금 생산 도구와 결정지(토판, 장판, 타일판)를 재현해 놓았다.

1 소금박물관. 다양한 소금 관련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2 증도의 소금을 만드는 것은 햇볕과 염부들의 땀이다.
1 소금박물관. 다양한 소금 관련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2 증도의 소금을 만드는 것은 햇볕과 염부들의 땀이다.
 
박물관 벽에는 소금장수로 위장해 살다가 고구려 15대 미천왕이 된 을불의 이야기, 팔만대장경 경판의 습기를 빨아들이고 해충을 막기 위해 해인사 장경각 지반에 소금을 묻었던 이야기, 신기전 제조와 매염제로도 쓰였다는 이야기 등을 적어 놓았다.

박물관 건물은 초창기 실제 사용했던 석조 소금창고였다고 한다. 요즘은 대부분 목조창고인 데 반해 돌로 지은 모양새가 이색적이다. 1980년대 후반 목조 소금창고들이 생겨나면서 자재 창고로 쓰이다 2007년 소금박물관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소금박물관 역시 근대문화유산(등록문화재 제361호)이다.

염전 안에는 염전체험장과 염생식물원도 있다. 염전체험장에선 3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하루 두 차례(오전 11시, 오후 3시) 염전 체험을 할 수 있다. 방문 3일 전에 홈페이지(www.saltmuseum.org)나 전화(061-275-0829)로 예약하면 된다. 총 2~3시간 소요되며 체험료는 어른 7천원, 청소년과 어린이는 6천원이다.

증도의 명소인 길이 4백70미터의 ‘짱뚱어다리’. 짱뚱어다리는 마치 펄 위에서 팔딱팔딱 뛰는 짱뚱어를 닮았다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증도의 명소인 길이 4백70미터의 ‘짱뚱어다리’. 짱뚱어다리는 마치 펄 위에서 팔딱팔딱 뛰는 짱뚱어를 닮았다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염생식물원 역시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2백20미터의 목조 관찰덱을 따라 자연 갯벌에 자생하는 갖가지 염생식물 군락지를 관찰할 수 있다. 함초(퉁퉁마디), 나문재, 칠면초, 해홍나물 군락과 함께 오염된 습지에서는 자랄 수 없는 띠(피비)가 물결치는 것도 볼 수 있다. 염생식물(鹽生植物)은 소금기가 많은 땅에서 자라는 식물을 총칭한다.

증도는 1976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증도 앞바다에서 중국 송·원나라 시대 유물이 무더기로 발견된 것. 도자기와 동전 등 모두 2만3천여 점의 유물을 건져올렸다.

드라마 <고맙습니다> 촬영지 화도와 노두길로 연결

증도 북서쪽 방축리 가는 해안일주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이를 알리는 기념비를 만나볼 수 있다. 기념비가 있는 일대는 증도에서 일몰이 아름다운 곳으로도 꼽힌다. 호롱섬, 도덕도, 대단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어우러진 낙조가 운치 있다. 기암절벽을 따라 펼쳐진 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 손색이 없다.

화도도 가볼 만하다. 장혁과 공효진이 출연했던 드라마 <고맙습니다> 촬영지로 입소문 나면서 유명해졌다. 증도와 화도는 노두길로 연결돼 있는데 노두는 갯벌 위에 돌을 놓아 건너다니던 징검다리다. 물이 차면 사라지고 물이 빠지면 모습을 드러낸다. 섬은 작아서 승용차로 30분이면 너끈히 돌아볼 수 있다.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길이 평탄해 그다지 힘들지 않다.

글과 사진·최갑수 (시인ㆍ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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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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