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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의 신간 <삶의 모퉁이를 돌 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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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4-12-29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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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단의 아포리즘적 글쓰기의 새로운 지평을 펼친 이보라 작가가 아포리즘집

 <<삶의 모퉁이를 돌때마다>>(인간과 문학, 2014.12)를 출간했다.

 

 지난 6월에 소설집 <<바깥에서>>(청어, 2014.6)를 내놓은 지 6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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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숨가뿐 글쓰기가 궁금해 만나보기 위해 남산 문학의 집을 찾았다. 그녀는 활짝 웃으며 대답한다. “숨만 쉬고 사나요, 나는 숨 쉬듯 문학해 왔고 할 것입니다” 한 마디로 이번 아포리즘집에는 이 작가의 문학 삶에 호흡 같은 순간순간이 고스란히 담겼다는 의미인 듯하다.

 

이 작가의 말을 들어보자. “소설가이지만 아포리즘집을 세상에 내놓는 것은 소녀시절부터 꿈”이었다며, “제가 쓰는 소설은 지혜(깨달음)를 구하는 인간 여정이며 서사적 체험입니다. 소설 창작 직전엔 언제나 한 두 줄의 아포리즘이 번개처럼 머리와 가슴을 동시에 때리고, 저는 마치 착상을 메모하듯 맞은 대로 손끝으로 옮깁니다.

 

 그리고 나면 무한히 열려있는 아포리즘의 여운, 그 사이사이로 사람의 이야기가 저절로 피어나죠.”

 

40대에 접어들었다는 모습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아직 너무 젊게 느껴지는 이 작가는 “지혜나 깨달음은 혜안을 갖춘 노인의 몫이 아니냐고. 일반적으로 그렇게들 인식하며 인생을 더 살아내고 나면 더 나은 아포리즘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소견을 밝혔다.

 

이어 “동서양의 고전을 살피면 위대한 작가는 소소한 이야기꾼이기보다 대부분 시대를 앞서가는 사상가였다”면서 “한국 작가들이 보다 넓고 깊은 안목을 갖추며 일생 겸손하게 인간 삶에 지혜를 구하는 글쓰기를 해나갈 때 노벨문학상도 남의 나라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고 덧붙였다.

 

올해 이보라 작가가 야심차게 내놓은 <<삶의 모퉁이를 돌때마다>>가 출간된 시즌이 마침 크리스마스 연말이다. 그녀의 아포리즘집이 독자의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데 위로와 용기가 되길 바란다.

 

끝으로 이보라 작가는 “겨우내 누군가의 따뜻한 차 한 잔으로 살 수 있다면...” 며 인터뷰를 마쳤다. 을미년 새해에 작가 이보라씨는 장편 서사 작품으로 독자들과 다시 만날 예정이다.

 

<해설>

 

아포리즘이란 신조, 원리, 진리 등을 간결하고 압축적인 형식으로 나타낸 짧은 글로서, 금언, 격언, 잠언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런 아포리즘의 생명은 상징과 비유에 있다. 이보라가 소설가이지만 시를 더 좋아하는 이유는 시가 지니고 있는 상징과 비유 때문이다. <<삶의 모퉁이를 돌 때마다>>에서 이보라 소설가는 명화 속에 담긴 아포리즘의 요소를 찾아내어, 재치가 번뜩이는 시선과 문장으로 우리에게 인간 삶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류재엽 (문학평론가)

 

이보라 소설가의 문장은 시에 가깝다. 신화를 소설과 접목시킬 때는 더욱 그렇다. 단 한 번에 이해되지 않아 되짚어 읽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길 때가 있지만, 그것은 단점이 아니라 그만큼 작품의 씨줄과 날줄의 직조가 정교했음을 말해주고 있다.

 

언제나 뻔한 스토리, 뻔한 결말이 아니다. 쉽게 쓰는 글이 아니라는 말과 상통하는 것이다. 그래서 아포리즘집 <<삶의 모퉁이를 돌 때마다>>의 문장들에서도 투명성의 가치만을 추구하던 기존의 틀을 해체하고 버린, 이보라 소설가다운 산고의 진통이 느껴진다. -이영철 (시인, 청어출판사 대표)

 

 <작가 이보라 소개>

 

지리적으로 열려있고 역사적으로 닫혀있어 숙제가 많은 도시인 부산에서 태어났다. 10대에 동서양 고전은 더 읽을 책이 없어 허기졌다. 안팎의 만장일치로 문학을 전공했다. 일생 자연인으로 살아가며 물리학을 연구했던 카를 구스타프 융을 사모해 왔다.

 

1997년 월간 『현대문학』에 신화학자 이윤기 선생님의 추천으로 단편소설을 발표하며 작가로 등단했다. 선생님께서 그녀에게 당부하신 말씀이 있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신화에 대한 재해석이며 나는 아무한테나 작가라는 타이틀을 주지 않는다” 지금도 그녀에겐 어둠 속을 헤맬 때 먼데 있는 불빛과 같은 구원의 목소리다.

 

어느 이른 바람에 소중한 사람들을 떠나보내며 삶은 죽음에 익숙해지는 과정이라는 생각을 했다. 말은 다른 말들로 빛나기 일쑤지만 어쩌다 말이 침묵으로 빛날 때 기쁨을 느낀다.

 

소설가지만(혹은 소설가라서) 시를 더 많이 읽으며 시집을 더 많이 갖고 있다.

 

페이스북 그룹 <이보라의 문학 살롱> 벗들은 작가와 독자, 프로와 아마추어 나아가 문학 장르 간의 경계를 허물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2014년 불교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됐다. 이 작가는 “주인공들의 관계가 매우 자연스럽게 얽혀 있으며 신화적이고 환상적인 상상력을 아름답고 절실하게 표현했다.” 심사평해주신 한승원 선생님을 뵈러 생에 처음 장흥을 가보고 싶다.

 

마음속의 자유는 내가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 선적 상상력을 매개로 장편서사 작품을 쓰고 있으며 동아대학교에서 소설 창작을 강의하고 있다.

 

이보라 작가는『내가 아는 당신』, 2005년, 틈북스『바깥에서』, 2014년, 청어 등의 작품들이 있다. 홈페이지 www.sophytory.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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